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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스피노자를 죽였을까...

뭐든창하 2004. 2. 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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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ave...]

지은이 : 이은
펴낸곳 : 문학수첩

무슨 추리소설인줄 알았더니...추리수설은 얼어주글~~!!
스피노자가 죽어서 누가 죽였는지 찾는과정에서
동네에 용의가 있던 5명의 관점을 통해 섹스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인데..
결국은 누가 죽였는지 밝히지도 않고...
주인공 태도도 그냥 잊자 하는 방관이고...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다이아 양을 통해서는 관음증을, 오로라 사장과 닥터 몽을 통해서는 사회 속에서 성적 정체성의 문제를,
김 박사와 바나나군을 통해서는 성적 취향의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한다.
역시나 끝까지 스피노자를 누가 죽였는지는 안나온다...-_-;;

참고로 스피노자는 주인공이 키우던 개쉑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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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죠. 수십 년에 걸쳐 받아들이고 믿은 생각이 어떻게 지금 이 몇 마디 말 가지고 바뀌겠습니까? 시간이 필요하죠. 작은 생각부터 바꾸세요...난보 씨. '가볍다'의 반대말이 뭡니까?"

"네?"

닥터 몽은 갑자기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생에게 던질 질문을 했다.

"쉽게 대답해 보세요. '가볍다'의 반대말이 뭐죠?"

"무겁다요."

"'무겁다'의 반대말은요?"

"......가볍다요."

"아니에요!"

닥터 몽은 흥분에서 말했다.

"가볍다 무겁다는 서로 반대말이 아닙니다. 가벼움에도 무게가 있는데 어떻게 그게 반대말이 되요. 가볍다 무겁다는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항상 그런 반대말들이 문제에요. 남자 여자, 백인 흑인, 우파 좌파, 천사 악마, 천재 바보.... 세상 모든 것을 그렇게 둘로 딱 쪼개 나느는 것도 단순하고.....더 큰 문제는 둘로 나눈 다음에 한 가지에만 힘을 실어 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짓밟고요. 그게 세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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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하고 실천은 다릅니다. 그것을 달라요...."

"어떻게 다르죠?"

".....이론은 지식의 문제이지만 실천은 용기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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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과 처음 만날 때는 신선함과 기대감으로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만큼 복잡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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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팔자요.....형 혹시 이야기 들어 보셨어요? 어느 날 전갈이 시내를 건너려고 했대요. 그런데 전갈은 수영할 수가 없잖아요.그래서 물속에 있는 개구리한테 자기를 건너편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죠. 전갈의 부탁에 착한 개구리는 전갈을 등에 업고 시내를 헤엄쳐 건녀편으로 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잘 가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전갈이 개구리 등을 문 거에요. 전갈은 독이 있잖아요. 개구리는 몸이 마비되면서 더 이상 헤엄치지 못하고 등 위에 탄 전갈과 함께 떠내려가기 시작했죠.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개구리가 전갈에게 물었대요. 어이없었겠죠. "네가 나를 물면 내가 죽고, 그러면 너도 죽을 텐데 왜 그런 짓을 한 거냐?"

그러니까 전갈이 뭐라고 했는 줄 아세요?

"'그렇게 태어났는데 어떻게 하겠니...' 이렇게 말하더래요....그러니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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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몸에 대한 생각이 잘못돼서 그래요."

"몸?"

"네, 몸이요......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몸에 대해서 굉장히 낮게 평가해요. 몸은 유한하고 동물적이고 천하고 때로는 더럽고....반대로 정신적인 것은 대단히 높게 평가하죠. 영원하고 숭고하고 위대하고 고귀한 것으로.....육체 노동하는 사람을 천시하고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을 제대로 된 사람으로 보고.....건강을 이야기하는게 아니에요. 이 몸이요, 몸. 참 우습지 않아요? 보세요.....또 저 노인네 이야기해서 죄송하지만.....솔직히 저, 오늘부터 하루에 한 권씩 책 읽으면 나도 저 노인네처럼 똑똑해지고 박식해질 수 있어요. 오늘부터 하루에 세 시간씩 영어공부하면 영어 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형, 사람이 매일 아침마다 시원하게 똥 사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아무리 성형 수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얼굴 못생기고 키 작고 볼품없는 사람이 멋있게 되는 일이 얼마나,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죠....... 몸은 유한하고 동물적이라는 말은 맞아요, 하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귀한 거에요. 자기가 평생 갖고 다녀야 하고, 버릴 수도 없어요, 생명이 다 할 때까지 함께 해야 할 동반자라고요...... 그런데 그것을 왜 그렇게 무시하죠."

바나나 군은 피자를 먹으며 말하면서도 막힘 없이 술술 말을 잘했다.
입 안에 가득 들어 있던 피자를 간신히 삼키고 나더니, 컵에 콜라를 따라 빨대를 꽂았다.

".......성경 구절 몰라도 사람은 살아요. 대학 안 나와도 사람은 살아요. 아니 한글 몰라도 살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발바닥에 박힌 작은 티는 하나 때문에 걸을 때마다 힘들어 하는게 사람이에요. 하찮은 감기때문에 일주일간 꼼짝 못하고 앓아 누워 있는게 사람이죠.....저 노인네, 철학과 교수죠? 철학? 우스워.....형, 상한 음식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한다는 거 책 보고 알았어요? 겨울이 되면 추우니까 따뜻한 옷 입어야 한다는거 학교에서 배웠어요? 몸이 말해 주잖아요, 그렇게. 자기 몸은 그 자체로 훌륭한 선생이고....그 자체로 훌륭한 교과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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