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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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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뭐든창하 2004. 2. 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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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ave...]

지은이 : 이외수
펴낸곳 : 해냄

내용이 뒤죽박죽이다....
도대체가 각 인물들간의 연관성이 이리도 어지럽단 말이냐...
소설같이 흥미진진하게 이어가다가도 갑자기 철학적인 얘기가 튀어나오고...
이 소설을 완벽히 이해하는놈이 괴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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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비증이라니요?"
"슬픔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병명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식물은 자기를 아껴주던
사람이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면 비탄에 빠져서 현저하게 발육상태가
저하되거나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증세를 나타내 보이지요. 그걸 동비증이라고 합니다.
제가 짐작하기에는 아마도 따님의 신변에 무슨 비탄거리가 생겼음이 분명합니다."
전노인은 식물도 희노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동병상련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을 받으면 기쁨을 느끼고 공격을 받으면 분노를 느끼며 소외를
당하며 슬픔을 느끼고 칭찬을 받으면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고통을 느낄 때는 같이 고통을 느끼는 감성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노인이 알고 있는 식물은 동물의 먹잇감도 아니었고 인간의 자재감도
아니었다. 외형적으로는 인간과 판이하게 달라도 내면적으로는 인간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지성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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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의 십이지장충이다. 지구 전역에 기생하면서 다른 생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피부 색깔에 따라 황색 십이지장충과 백색 십이지장충과 흑색
십이지장충으로 대별된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의 십이지장충은 실로 다양한 형태의 갈고리를 가지고 있다. 마음 안에도 다양한 형태의 갈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마음 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갈고리를 가지고 있다. 갈고리는 다른 생명체들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동일한 생명체들의 생존까지고 박탈하는 도구로 쓰인다. 피를 빨아먹기도 하고 살을 베어먹기도 한다.
내장을 볶아먹기도 하고 뼈를 튀겨먹기도 한다. 호모사피엔스라는 이름의 십이지장충은 선천성 자멸증후군을 보유하고 있다. 때로는 부정, 부패, 살인, 모략, 폭력 따위를 자행하고 싶은 이미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간은 부풀어오르는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서 숙주를 파괴하는 진화수준에 머물러 있다. 천지신명들까지도 무력감에 빠져서 구원을 포기하게 만드는 동물이다. 수시로 욕망의 통로를 넓히기 위해 시간에 부종을 만들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자기중심적인 동물이다. 수 세기에 걸쳐 사랑을 절대가치로 내세우면서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직 다른 생명체에게 사랑을 베풀어줄 정도로 성숙한 정신을 소유하지 못한 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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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인 조건으로 맺어진 사람들은 평생타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고
내면적인 조건으로 맺어진 사람들은 천생연분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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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는 열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도 한번쯤 푸쉬킨의 진정제를 복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라는 문장으로 조제되어 있는 진정제다. 하지만 생활이 자신을 속이는데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는다면 그는 틀림없이 성인군자거나 바보천치일 것이다.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온다는 말도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푸쉬킨의 진정제를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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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모든 추억이 아름답지는 않다.
어떤 추억은 눈물을 만들어내고 어떤 추억은 미소를 만들어낸다.
미소를 만들어내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쪽으로 자주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눈물을 만들어내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과거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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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플 때는 외로움을 느낀다.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때는 기다림을 배운다.
그리고 누구나 기다림을 배울 때는 마음의 문을 열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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